범인은 이 안에 있다, 추리소설부터 실제 미해결 사건까지
“범인은 이 안에 있다”는 말은 추리소설의 진수예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작부터 넷플릭스 드라마, 그리고 현실의 미해결 사건까지 이 문장이 만드는 긴장감을 함께 살펴볼게요.
독약이 여러 손을 거쳐가고, 밀실에서 벌어진 수수께끼 같은 범죄들을 통해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마주해봅시다.

세 명이 모두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소설, 『내가 그를 죽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2002년 작 『내가 그를 죽였다』는 범인 특정이 얼마나 어려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예시예요. 2019년 7월 25일 현대문학에서 개정판이 출간되었고, 지금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어요.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세 명의 용의자가 모두 “내가 그를 죽였다”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누가 진짜 범인인지 헷갈리게 하는 게 아니라, 각자가 자신이 범인이라고 확신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범행의 중심에는 하나의 독약이 있어요. 이 독약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피해자에게 전달되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답니다. 알약 개수와 행방을 추적하며 읽으면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어요.
세 명의 범인 후보, 누가 진짜일까?
『내가 그를 죽였다』에 등장하는 용의자들을 소개할게요.
- 간바야시 다카히로: 미야코의 오빠. 범행의 동기를 가진 인물
- 스루가 나오유키: 호다카의 사무실 운영자이자 준코의 애인. 복잡한 인간관계의 중심에 있음
- 유키자사 가오리: 미야코의 편집자이자 호다카의 이전 연인. 과거의 연결고리를 가진 인물
세 사람이 각각 서로 다른 이유로 “내가 죽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구조가 정말 기가 막혀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트레이드마크인 “범인은 이 안에 있다, 하지만 알려주지는 않겠다”는 철학이 여기서 빛을 발하죠.
넷플릭스 드라마 『세븐 다이얼스』의 수수께끼 구조
애거사 크리스티의 원작(1929년)을 기반으로 크리스 치브널과 크리스 스위니가 연출한 『세븐 다이얼스』가 2025년 넷플릭스에 공개되었어요.
배경은 1920년대 영국 시골의 저택 “침니스”예요. 여기서 벌어지는 사건이 정말 신기한데, 장난으로 놓인 8개의 알람시계 중 하나가 의미하는 바가 전체 이야기를 좌우해요.
피해자는 제럴드 웨이드인데,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사망하게 되죠. 그런데 나중에 7개의 시계만 남아있어요. 이 시계들은 비밀 조직 “세븐 다이얼스”와 연관되어 있으면서 국가급 음모까지 얽혀 들어갑니다.
주인공 에일린 브렌트(번들, 후작의 딸)가 이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매력적이에요. 추리소설의 고전적 재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랍니다.
현실의 미스터리, 남양주 아파트 밀실 살인 사건
2010년 11월 17일 남양주의 신축 아파트에서 일어난 사건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들어요. 밀실 상태의 아파트에서 69세 여성이 살해되었는데, 범인이 결국 잡히지 않았거든요.
사건의 시간 경과는 명확했어요. 오전 8시에 피해자와 마지막 통화가 이루어졌고, 오후 11시에 발견되었어요. 약 15시간의 시간 차이가 있었죠.
범행 수법을 보면 상당히 참혹했어요. 부엌칼로 얼굴과 목을 10회 이상 찔렀고, 경동맥 손상까지 입혔어요. 그런데 방어흔을 분석해보면 흥미로운 점이 나타나요. 피해자의 양손에 11곳의 방어흔이 있었는데, 이는 범인이 힘이 약한 인물(노인 또는 여성)일 가능성을 시사했어요.
아파트 보안 시스템 vs 출입 기록 없음의 역설
남양주 아파트는 최신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어요.
- 차량차단기로 출입 제한
- 카드·비밀번호 시스템
- 도어록
- CCTV 감시
그런데 여기가 핵심이에요. 수사 결과 외부 침입 흔적이 전혀 없었어요. 카드와 비밀번호, 초인종 모두 기록이 없었죠.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진행했어요. 442건의 지문대조, 253건의 통신의뢰, DNA·모발·증거물 수집까지 모두 했어요. 하지만 결과는 전원 무혐의였어요.
“내부인”인가 “미해결”인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남양주 사건이 남긴 가장 큰 의문은 이거예요. 외부 침입 흔적 없음 = 내부인 이라는 논리적 추론이 성립하는데, 내부인 전수조사 후에도 범인이 없다
이것은 추리소설 같은 현실의 미스터리를 만들어냈어요. 법적으로 증거 부족으로 미해결 사건이 되었지만, 논리적으로는 여전히 “범인은 이 안에 있다”는 추론이 성립하는 거죠.
혹시 다음의 가능성도 있을까요?
- 아파트 보안 시스템의 허점
- 당시 기술 한계로 놓친 증거
- 범인으로 의심받지 않은 예상 밖의 인물
- 범행 후 충분한 시간이 지난 후 출입한 경우
이 사건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경찰청 특수사건 대기 중이에요.
추리소설과 현실, 그 경계가 흐려질 때
『내가 그를 죽였다』와 『세븐 다이얼스』 같은 추리소설들은 “범인은 이 안에 있다”라는 확신 속에서 출발해요. 작가들은 논리적인 함정을 설계하고, 독자들은 그 함정을 푸는 재미를 느껴요.
하지만 남양주 사건은 추리소설보다 더 복잡해요. 논리적으로는 범인이 있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범인을 특정할 수 없었거든요. 이것이 현실 미스터리의 무서움이에요.
추리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작가가 설계한 범인을 찾는 재미를 느껴요. 하지만 실제 사건들을 볼 때는 그 미스터리가 언제까지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느껴야 해요.
“범인은 이 안에 있다”는 말은 추리소설에서는 약속된 진실이지만, 현실에서는 영원한 질문일 수도 있다는 걸 배우게 돼요.